보도자료

남해선구줄끗기,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남해선구줄끗기,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남해선구줄끗기,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남해선구줄끗기가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남해군은 지난 2일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제10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남해선구줄끗기를 비롯한 우리나라 6개 줄다리기,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 아태지역 4개국 줄다리기 의례와 놀이가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고 밝혔다.

 

이번 문화유산에 등재된 남해선구줄끗기는 남해군 남면 선구마을에서 음력 정월대보름날에 세시풍속의 하나로 행해지는 민속대동놀이이다.

 

그 유래가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일제강점기에 민족말살정책에 따라 명맥이 끊어졌다가 해방 이후에 간간이 행하던 것을 1991년 선구마을에 거주하는 김찬중(1931년생, 남)이 그 원형을 복원, 재현했다. 이후 남해선구줄끗기는 1993년 제25회 경남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데 이어, 지난 2003년 6월 12일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26호로 지정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당산제와 어불림, 필승고축, 고싸움, 줄끗기, 달집태우기 등 모두 5과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과장을 진행하기에 앞서 먼저 고와 줄을 준비하고, 남변과 북변으로 편을 가른다.

 

고와 줄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짚은 아이들이 집집마다 돌면서 갹출하고, 짚이 모이면 남변은 바닷가에서, 북변은 윗 당산에서 새끼를 꼬고, 이것을 다시 꼬아 큰 고를 만든다. 다 완성된 고는 마치 용을 닮았는데 이는 물의 관리가 절대적인 벼농사에서 비를 얻고자 하는 믿음과 연결된다.

 

고가 완성되면 정월대보름날에 남변과 북변이 각각 고를 메고서 각자의 당산에서 풍농, 풍어와 마을의 안녕을 비는 축문을 읽고 당산제를 지내며, 자신의 소망도 같이 기원한다.

 

당산제가 끝나면 풍물을 앞세우고 인근 마을에 응원군을 초청하기 위해 순회하며 각 부락에서 지원하게 되는데 이를 어불림(어울림의 남해방언)이라고 한다.

 

인근마을의 지원과 응원꾼들의 힘을 합세해 선구마을로 들어오면 양편은 각각 장내를 한 바퀴 돈 다음 필승과 풍농, 풍어를 비는 축문을 크게 발성하고 기원하는 필승고축을 한다.

 

이윽고 고싸움이 시작되면 서로 고를 맞대고 밀기 시작해 이기는 편이 숫고가 된다. 숫고가 되면 줄끗기에 이길 확률이 많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밀기 시작한다.

 

암고와 숫고가 결정되면, 양편의 고를 서로 맞대고 빗장으로 서로 연결한 후 본격적인 줄끗기를 시작한다. 이때 여자들은 자기편의 줄을 무겁게 하기 위해 바닷가에 있는 몽돌을 주워서 줄과 함께 움켜잡고 줄에 매달린다.

 

승부가 결정되고 둥근 보름달이 뜨면 한해의 액을 날려 보내는 달집을 태우면서 줄끗기의 승부와 관계없이 모든 마을이 참여해 망월대동굿을 하면서 화합과 친목을 다지고 마을의 안녕과 개인의 소원을 비는 한마당 축제를 벌인다.

 

달집태우기가 끝나고 고의 줄을 잘라 논밭에 뿌리면 풍농이 들고, 배 위에 놓으면 풍어가 되면, 태워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어 줄을 나누어 모두 가져간다.

 

군 관계자는 “선구줄끗기는 오늘날 비록 과거 농경의례적 기능은 많이 퇴색했으나 소통과 공감의 사회통합을 외치는 현대사회에서 전체 주민의 심리적 일체감을 자극, 지역의 동질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이번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계기로 문화재청과 함께 우리 전통 세시풍속의 하나인 선구줄끗기의 체계적인 보존과 전승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줄다리기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는 우리나라를 비롯, 캄보디아와 베트남, 필리핀 등 아태지역 4개국이 협력한 국가 간 공동 등재로,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 위원국들은 공동체 구성원 간의 화합과 단결, 풍농을 기원하고자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벼농사 문화권에서 행해지는 대표적인 전통문화 중 하나인 줄다리기의 무형유산적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한국에서는 남해선구줄끗기를 비롯, 영산줄다리기, 기지시줄다리기, 삼척줄다리기, 감내게줄당기기, 의령큰줄땡기기 등 6개 줄다리기가 포함됐으며, 이번 줄다리기의 인류무형유산 등재로 우리나라는 총 18개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2015-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