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개뚝 같은 호맹이로 짠지짠지 파고 온께

작성일
2010-07-06
이름
UID_admin
조회 :
831
  • 32.개뚝같은 호맹이.wma
개뚝 같은 호맹이로 짠지짠지 파고 온께 (456)
서면 상남, 2005년 1월 30일, 이분아(여 80)

*개뚝[개떡] 겉은 *호맹이[호미]로
짠지짠지 파고 *온께[오니까]
시어마니 거둥 보소
*껌은창[검은자위]은 *오데다[어디에다] 두고
*흰창[흰자위] 갖고서 날 보는고
부엌에라 들어서니
콩죽 써서 웃국 뜨고 *폿죽[팥죽] 써서 웃국 뜨고
*거기라사[그것을] *묵니랑께[먹고 있으니까]
뒷집이라 *할무니[할머니]가
풀 얻으러 *돌아아서[들어와서]
밤중밤중 야밤중에 *야밤도지[야반도주]로 가고 *움따[없다]
아버님도 그 말 말소 어무님도 그 말 말소
그대 속은 내도 아요
동생 아이가 나서더니
천금 겉은 우리 오빠 만금 겉은 우리 오빠
그 년 보소 잡년 보소 야밤도지로 가고 움쏘

아랫 방을 열고 들어가니
*사람내[사람냄새]는 아니 나고 빈 방내만 나는구나
아버지가 의원인들 내 *병사로[병을] *곤치것소[고치겠소]
어머니가 *무댕인들[무당인들] 내 병사로 곤치것소
편지 허소 편지 허소 절고랑에다 편지 허소
절고랑에 편지를 *헌께[하니까]
땀내 나는 속적삼에 약이 한 첩 *떠들오네[들어오네]
이내 낼랑 죽거들랑
이 산에도 묻지 말고
저 산에도 묻지 말고 절고랑에다 묻어 주소

-이하 구술-
절 고랑에 *생이[상여]를 해가 올라감서, *밀어 댕이도 안가고 끄어다붙이도 안간께(상여가가 움직이지 않으니까) 각시가 중이 나와서, 땀내 나는 속적삼을 *생이채[상여채]다 걸어 *줌서[주면서], ‘땀내 쉰내나 맡고 가소 머리가 있어서 복 입어주까? *치매[치마]가 있어서 복 입어주까? *맹년[명년] 이 때 돌아오몬, 삼베 *두루막[두루마기] 해 입고 가서 복 입어주께’

※비슷한 ‘시집살이요’를 앞에서도 소개하였다. 앞의 민요와 다른 점은 머리 깍고 중이 되는 과정의 사설이 이 민요에서는 좀 더 자세하다. 힘들게 밭을 매고 오니 점심이라고 죽을 주는데 건더기도 없는 희멀건 국물뿐이었다. 이것을 본 뒷집 할머니의 동정하는 말을 곧 이들은 며느리는 머리를 깍고 중이 된다. 그 다음 내용은 비슷하고 끝 부분에 구연자(口演者)의 부연 설명이 첨가되어 있다. 상사병으로 죽은 사람의 상여는 사모하던 사람의 속적삼을 얹어주어야 움직인다는 속설(俗說)을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황진이가 기생이 된 설화를 연상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