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내용
화엄경만을 별도로 간행한 판본의 사찰본으로 고려시대 불교 및 서지학 연구의 중요한 자료.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은 화엄종의 근본경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불교 전문 강원의 교과로 학습해 온 경전 중의하나로 이를 줄여서『화엄경(華嚴經)』이라 부른다. 이 경전이 중국으로 전래되어 번역된 한역본(漢譯本)은 현재 진본(晉本, 60卷本)ㆍ주본(周本, 80卷本)ㆍ정원본(貞元本, 40卷本)의 삼본(三本)이 전하고 있다.
인도 가유라위국의 불타발타라(佛馱跋陀羅, 359∼429)가 화엄경 전체 34품을 60권으로 번역한 진본(晉本) 가운데 권53의 1권 1축으로 수록된 것으로 내용은‘입법계품제삼십사지십(入法界品第三十四之十)’이다.
형태적 특징을 살펴보면, 변란은 권자나 첩장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상하단변(上下單邊)으로 되어 있으며, 상하간(上下間)의 판의 높이는 24.2cm이다. 한 장의 길이는 대략 49.0cm이며, 행수는 24행으로 매 행은 17자로 되어 있다. 권축(卷軸)의 크기는 세로 29.7㎝ 가로 1081.7㎝이며, 지질(紙質)은 저지(楮紙)이고 장정(裝訂)은 권축장(卷軸裝)이다. 권두(卷頭)에는 축이 없으나 권말(卷末)에는 축이 있으며, 축의 재료는 향목(香木)인 듯하고 부분적으로 주칠(朱漆)이 되어 있다. 전체가 22장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점련 부분에는‘진 오십삼(晉 五十三)’으로 역본 및 권차가 표시되어 있으며, 아래에는 장차가 기재되어 있고, 제3·5·11·14장의 장차 아래에는 각수(刻手)의 이름이 있다.
표지는 일부 결실되었으며 제2장의 1∼2, 7∼8, 11∼14행에는 부분적으로 훼손되어 1~4자가 손상되었고 부분적으로 약간의 먹색이 번짐 등이 있을 뿐 크게 훼손된 부분 없이 상태는 양호하다. 권두제 아래에‘주(宙)자 함차(函次)가 적혀있는데 이는 재조대장경에서는『대반야바라밀다경(大般若波羅蜜多經)』에 해당하는 함차로서『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진본 권53의‘도(道)’자와 차이가 있어 화엄경만을 별도로 간행한 판본의 사찰본으로 판단된다. 같은 판본이 보이지 않는 고려판이라는 점에서 고려시대 불교 및 서지학 연구의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