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대교가 놓이기 전까지는 섬이었던 남해군은 육지로부터 건축재료를 구하기 어려워 주로 산에서 돌을 깨 건물을 지었다. 이렇게 돌로 지은 창고는 마을주민들이 함께 짓고 수확한 농산물을 함께 보관하던 소중한 창고였다.

섬, 남해 고유의 건축양식이자 생활상을 보여 주던 이러한 돌창고는 남해군 곳곳에 존재한다. 이러한 돌창고 중 삼동면 시문마을 입구의 ‘시문돌창고’와 서면 대정리 ‘대정돌창고’는 독특한 문화공간이자 카페로 탈바꿈했다. 시문돌창고는 1960년대, 대정돌창고는 1920년대 일제강점기에 건축된 건물들이다. 이곳 돌창고들은 각각 외관은 그대로 살리고 안은 감각적으로 리모델링 해 여행객들에게, 그리고 지역의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는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복합문화공간의 시문마을 돌창고(남해 돌창고)

독일마을과 불과 5.9킬로 떨어진 시문돌창고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각종 전시와 공연장소로 활용된다. ‘비료’ 혹은 ‘농협 마크’가 그대로 남아있는 이 시문돌창고 앞은 풋풋한 초록의 잔디와 어우러진 포토존으로 사랑받고 있다. 시문돌창고 바로 옆의 양옥건물의 이름은 ‘애매하우스’라는 이름의 카페다. 에스프레소 기반의 커피음료와 하동이 고향인 최승용 대표의 어머니께서 하동에서 직접 보내주는 미숫가루와 가래떡, 그리고 남해 다랭이논을 형상화 한 이파리빵이 이곳의 인기메뉴다. 또 이따금 ‘애매살롱’이라는 제목 아래 ‘애매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모임’인 문화관련 워크숍이 열린다.

도자기 공방과 까페, 대정돌창고

서면 스포츠파크와 장항숲 가는 방면에 만날 수 있는 대정돌창고는 도자기 공방과 카페가 주요 테마다. 1층은 도자기를 직접 만들고 구울 수 있는 공방공간과 남해를 주제로 한 여러 도자기 관련 제품을 볼 수 있는 도자기 전시 공간이 주를 이루며 2층은 카페 ‘대책의 공간’, 3층은 옥상으로 주변을 전망할 수 있게 망원경을 빌려주기도 한다.

대정돌창고의 가장 큰 특징은 ‘도자기 원데이 클래스’가 가능하다는 점이며 미리 예약하면 자신이 직접 도자기에 유약을 발라 굽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카페 ‘대책의 공간’에 가면 지역의 40년 넘은 떡집에서 공수해온 ‘덩어리쑥떡’을 도자기에 담아준다. 잔과 그릇 모두 도자기인 그곳에서는 쉼 자체가 도예와 함께인 셈이다. 남해의 맛과 멋을 통해 예술적으로 대책을 찾아가는 움직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