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섬.새섬.범섬으로 이뤄진 남해의 최남단 섬마을 조도마을

작성일
2009-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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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도마을

조도마을

큰섬ㆍ새섬ㆍ범섬으로 이뤄진 남해의 최남단 섬마을 조도마을
광역상수도 해저관로공사 준공 400년 된 물 걱정 ‘끝’
[169호] 2009년 09월 07일 (월) 16:56:12
오는 10일 오전 김태호 지사 참석하는 통수식 잔치준비   

    


   
미조항에서 조도로 갈매기호를 타고 가면서 바라본 장면이다.

 남해에서 제일 남쪽 끝에 있는 마을은 어디죠? 남해의 유인도(有人島)는 몇 개이며 어디어디죠? 남해바로알기 퀴즈대회가 열린다면 나올만한 문제들이다.

 두 가지 질문에 공통인 답은 바로 조도(鳥島)이다. 남해의 유인도는 미조면의 조도와 호도, 그리고 상주면 노도이다. 호도(虎島)는 행정구역상으로 조도에 속하므로 여기에서는 조도의 범섬으로 표기한다.


   
제2갈매기호와 도선장 이영호 씨.
 미조남항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방파제 너머로 여러 섬들이 있다. 거기가 조도와 호도이다.  미조남항에서 조도마을을 오가는 도선 제2갈매기호로 얼추 10여분 이상 달려야 조도마을에 닿을 수 있다.


 
 조도주민의 발 제2갈매기호


 조도마을로 가기 위해 제2갈매기호에 오르니 도선장 이영호(53) 씨가 웃는 얼굴로 반긴다. 이 씨가 도선장을 맡게 된 것은 4개월밖에 안됐다. 그전에는 손기수(61) 씨가 8년 동안이나 도선장을 맡아왔다.

 조도주민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갈매기호는 하루에 네 번 큰섬, 새섬, 범섬을 오간다. 왕복뱃삯으로 주민들에게는 1천원, 외지인에게는 2천원을 받는다.

 배를 타고 가는 동안 그는 설리 쪽 앞바다에서부터 열을 지어 서 있는 띠섬, 뱀섬, 쑥섬들에 대해 설명해준다. 


 조도의 중심인 새섬에 닿으니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25가구의 집들이 선착장을 가운데 두고 양편으로 자리를 잡았다.

 조도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새가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형상이다. 그래서 이름이 조도가 됐다.(호도 역시 범 같이 생긴데서 지어진 이름이다.)  새의 날개뒤쪽 몸통에 해당하는 잘록한 곳에 자리 잡은 마을 가운데는 거대한 규모의 콘크리트물탱크가 50센티미터 쯤 불쑥 솟아 있다. 빗물을 저장해두는 창고이다. 물이 귀한 섬마을의 사정을 잘 나타내준다. 


   
이평시 박민심 씨 부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빨간 고추를 말리고 있던 이평시(70)ㆍ박민심(69) 씨 부부가 사진을 찍어대는 외지인을 반긴다. 예술적 감각을 살려서 지은 마을회관 앞 공터 느티나무 그늘아래에 여럿 할머니들과 함께 앉아 있던 이춘생(75) 씨는 지난 2005년까지 15년 8개월이나 이장을 맡았다. 마을의 역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다.


   
15년 8개월이나 이장을 맡았던 이춘생 씨.
 예술적 감각을 살린 마을회관은 진주에서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당신의 아들 철조(48) 씨가 설계를 해준 것이다.

 그는 지난 2005년 마을회관을 짓는 업적을 끝으로 일선에서 물러앉았다.
 
 기자임을 알아차린 그는 “이장하다가 망했다. 퇴직금도 안주니… 지금이라도 달라고 해볼까? 허허”라고 섬마을의 이장 역할이 얼마나 고달팠는지를 말한다.


 큰바다쪽으로는 방파제가 감싸는 작은 모래개펄이 있는데 여기서 여자아이 둘이서 멱을 감고 있다.

 미조초 2학년인 서동미와 5학년인 김지영이다. 조도에는 초등학생이 3명 있는데 동미의 오빠이며 지영이의 동갑내기인 동준이까지 합쳐서다. 동미에게는 다섯살배기 여동생 동희가 쫄랑쫄랑 따라 다닌다. 동준, 동미, 동희는 조도마을에서 가장 젊은 서은진(30)ㆍ김현정(28) 씨의 자녀들이다.


   
동미(앞)와 지영이 그리고 동희.
 저쪽편 그늘평상에 이성률(71), 이성용(62), 이성민(60) 씨 삼형제가 함께 앉아 있다.

 섬마을에서 의좋게 살아온 이들 삼형제는 조도마을에는 없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다.

 둘째인 성용 씨는 어촌계장을, 셋째인 성민 씨는 개발위원장 겸 군 특정해역대책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러는 사이 마을언덕배기에서 젊고 건장한 사람이 내려온다.

 단번에 그가 조도마을의 젊은 이장 이창수(47) 씨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남해수고를 졸업한 뒤 꿈을 찾아 전국방방곡을 돌아다니던 이창수 이장은 2004년 연로한 모친(이정아 씨ㆍ80)을 모시기 위해 고향마을로 돌아와 정착했고, 마을로 돌아온 그에게 주민들은 이장을 맡겼다.

 게통발어업이 그의 생계수단이다. 2년 전에 베트남이 고향인 부안뚜엣(26) 씨와 단란한 가정을 꾸려 이제 곧 돌을 맞는 아들 남영이를 얻었다.

 이장을 포함해 조도마을에는 다문화가정이 네 가정이나 된다.  


 이내 마을방송이 흘러나왔다. “알립니다. 어제 알려드렸다시피 지금 새남해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이 우리마을에 의료봉사활동을 나왔습니다. 점심때는 자장면을 대접한다고 하니 동민 여러분들께서는 마을회관으로 나와서 진료도 받고 점심도 드시기 바랍니다.”


 조도마을 주민들은 큰섬, 새섬, 범섬을 통틀어 부를 때 ‘삼섬’이라 부른다. 조도마을의 삼섬 중에서 가장 세대수가 많고 중심이 되는 곳이 새섬인데 마을회관도 여기에 있다.

 지난 6일 새남해라이온스클럽(회장 조재찬)과 남해유자라이온스클럽(회장 박영경)이 이곳에 봉사활동을 하러온 것처럼 마을에 큰 행사가 열리면 주민들은 갈매기호를 타고 새섬으로 온다.


   
이창수 이장네 가족.

 
 이장은 마을방송을 휴대폰으로 했다. 주민들이 모여 사는 3개의 반이 상당한 거리로 떨어져 있는데다 위급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섬마을이니 휴대폰으로도 마을방송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일은 필수적이다.


 이뿐만 아니라 조도마을의 정보화시스템은 최첨단이다. KT남해지사(지사장 하진홍)의 배려로 조도마을에는 무궁화위성을 이용한 초고속인터넷이 가능하다.

 텔레비전 시청 또한 스카이라이프로 한다. 따라서 조도마을에는 집집마다 지붕에서 빗물을 받아 저장하는 시스템과 위성방송수신기가 설치돼 있는 것이 다른 마을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이다. 매월 25일에는 경남도 병원선이 와 주민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조도교회에서 교인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는 장면.

 
 일요일인 이날 조도교회에선 찬송가소리가 울려나왔다. 주민 20명 정도가 교인인 조도교회는 지난 80년대 초반 지육은 전도사(현재 합천월광교회 담임목사)에 의해 개척돼 2대 이성우 목사(현재 합천알곡교회 담임목사)를 거쳐 현재 지난해 초 부임한 3대 이평욱 담임목사가 목회를 맡고 있다. 



 빗물저장탱크ㆍ위성안테나
     

 
 미조면은 미조면이 승격된 지 꼭 10년 만인 지난 1996년 제2대 김옥주 면장 재직 당시 미조면지를 발간했다. 거기에 각 마을을 소개하는 내용을 실었는데 조도와 호도에 대한 설명을 인용해보면 “조도, 호도에는 57가구에 215명의 주민이 살면서 각각 학교를 소유하고 있다”고 돼 있다.

 그럼 그로부터 13년이 흐른 오늘 조도에는 몇 가구에 몇 명의 주민이 살고 있을까? 학교는 모두 없어지고 42세대에 95명이다. 세대수는 15세대, 주민 수는 무려 120명이나 줄었다.     



   
이제는 비상대기용으로 바뀐 해수담수화시설.

 그렇지만 조도마을은 여전히 작은 마을이 아니다. 남해로 봐서는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기도 한다. 조도는 언젠가는 남해의 가장 큰 자원의 보고로서 그 가치를 발할 날이 올게 될 것이다.


 조도마을은 지난해 가을 남해낚시대회를 치르면서 남해군낚시협회와 자매관계를 맺어 상생의 길을 찾았다. 올해 4월에는 군 해양수산과 연안관리팀과, 7월말에는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과 각각 자매결연을 했다.


 매주 주말이면 낚시를 즐기기 위해 조도를 찾는 사람들이 200~300명은 족히 넘는다.

   
상수관로를 새로 묻은 자국이 생생하다.
 조도마을은 남해군으로부터 허가를 얻어 주요 감성돔 포인트를 유로낚시터로 만들었다. 그곳에는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설치했다.

 마을회관을 민박으로 사용하는 낚시인에게는 민박료 2만원에 입어료까지 포함한다.

 민박을 하지 않고 낚시만 하는 사람들에게는 1만원을 받는다. 입어료를 낸 사람인지 아닌지는 조끼를 입혀 구분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조도를 깨끗하게 지켜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조만간 마을 앞 바다에는 스킨스쿠버체험장을 만들어 동호인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창수 이장은 어업에다 해양스포츠를 접목해 조도마을의 미래를 개척해나가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오는 10일 상수도 통수식

   

 조도마을은 오는 10일(목) 오전 11시에 큰 마을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월 가뭄이 극심했을 때 조도마을을 방분했던 김태호 도지사에게 주민들은 근본적인 대책으로 남강댐 물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해저관로를 설치해달라고 건의했다. 김 지사는 그 자리에서 “지리산의 맑은 물을 이곳까지 오게 해주겠노라고 약속했다.

 이후 경남도는 12억원의 공사비를 남해군에 내려 보내 해저관로공사를 시작하게 했다. 이제 상수도공급용 해저관로공사가 모두 마무리 돼 이날 김 지사까지 참석한 가운데 통수식을 가지기로 한 것이다.


   
이성률 이성용 이성민 삼형제(왼쪽부터).

 아마도 이날은 조도마을에 전기가 공급된 것만큼이나 주민들에게는 뜻 깊은 날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 이제 식수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조도마을 주민들은 기존의 해수담수화시설과 집수정은 비상용으로 전환하고, 빗물저금통시스템은 허드렛물로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한다.


 남해군으로부터 4억6100만원의 지원을 받아 공사를 하고 있는 마을안길 공사도 추석 전에는 준공을 할 것이다. 오는 10일 조도마을에서 울려 퍼질 잔치소리가 벌써 귀에 쟁쟁하다. 


   
새섬 선착장에서 바라본 범섬.


 조도마을 현황


-인구 : 95명(유아 1, 유치원생 1, 초등학생 3, 중학생 2, 고등학생 3, 대학생 3)

-실거주세대수 : 총 42세대(큰섬 7, 새섬 25, 범섬 10)

-주요소득원 : 어선통발어업, 유료낚시터 운영

-면적 : 새섬 32만7189제곱미터, 범섬 53만6561제곱미터(임야 59.3헥타, 경지면적 12헥타)

-선박 : 32척(큰섬 6, 새섬 22, 범섬 3)

-교통수단 : 14인승 도선 1척(제2갈매기호 16톤)

-방파제 : 280미터(총 6곳-큰섬 65미터, 새섬140미터, 범섬 75미터)

-마을일꾼 : 이장 이창수, 개발위원장 이성민, 어촌계장 이성용, 새마을지도자 이봉철, 노인회장 이범용. 부녀회장 엄정순, 1반(큰섬)반장 강점실, 2반(새섬)반장 김남일, 3반(범섬)반장 이범용, 도선선장 이영호(010-8759-2133), 청부집배원 황혜숙, 조도교회 담임목사 이평욱, 청년회장은 없음.

ⓒ 자료출처 : 남해시대(http://www.nh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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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18-01-23 10:4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