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에 둘러싸인 남해최고 장수·복지마을

작성일
200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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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에 둘러싸인 남해최고 장수·복지마을

연꽃에 둘러싸인 남해최고 장수·복지마을

“연꽃에 둘러싸인 남해최고 장수·복지마을”
시대우리마을 10- 서면 연죽마을
[170호] 2009년 09월 17일 (목) 16:03:37 김종수 기자 메일 hansinja@nate.com

   

살고 싶고 떠나기 싫은 마을 지향하며 체험마을로 도약준비

 

연죽마을의 어제와 오늘

남해읍 효자문삼거리에서 서면 방면으로 4킬로미터 쯤 달리다보면 남면과 서면, 연죽마을로 갈리는 나뭇가지 모양의 불규칙한 사거리가 보인다.

거기서 연죽마을을 알리는 표지판을 따라 가다보면 연죽저수지가 보이는데 저수지 너머로 보이는 마을이 연죽마을이다.

남해읍과의 경계에서 서면의 관문역할을 하는 연죽마을은 산으로 둘러쌓인 형상이 마치 연꽃같다 해서 1905년까지 연화리라고 불렸다.

오래전 연화리라는 마을이름의 뿌리가 된 연화사라는 절도 있었는데 빈대 때문에 현재의 화방사 자리로 옮겨갔다고 한다.

   
현재 연죽마을에는 102명이 마을주민으로 등록돼 있지만 실제 거주하고 있는 인구는 80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마을에는 나주 임씨가 가장 많고, 평산신씨가 두번째로 많으며 박·김·유·곽·정·강 씨가 그 뒤를 잇고 있다.

마을 전체적으로 한우를 220여두가량 사육하고 있으며 주로 벼농사와 마늘농사를 짓고 있지만 지난해 추곡수매 물량이 99가마에 불과했을 정도로 영세하다.

나머지 물량은 거의 자가소비용이다. 일부 휴경지에는 가축사료용으로 옥수수, 호맥, 수단 등을 재배하기도 한다.

빈촌에서 부촌으로

연죽마을은 새마을운동 때도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해 온 마을 사람들이 바지게와 곡괭이, 삽 따위로 2킬로미터에 이르는 마을진입로 공사를 2년만에 완수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젊은이들이 많아서 가능했지만 현재로서는 꿈도 못 꿀 일이다.

마을에 저수지를 만들면 인물이 나고 마을이 잘된다는 풍수설이 있었는데 1980년대 초에 실제로 저수지가 만들어진 뒤로 두명의 검사와 한명의 소방방제청장이 났으며, 추모누리공원묘지가 들어서면서 마을공동자산인 산을 매각한 대금과 추모누리공원묘지에서 연죽마을에 매달 주는 지원금 등으로 다른 마을에 비해 여유로운 마을이 됐다.

거기다 멋진 마을회관이 들어서면서 스포츠선수와 휴양객을 유치해 숙박비도 받는다. 그래서인지 복지도 남다르다. 마을전체 유선방송 비용과 상수도비용, 이장수당, 적십자회비 등은 모두 마을기금으로 부담한다. 복지국가의 농촌마을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

준비 중인 산촌체험마을

임남택 이장은 ‘가보고 싶고, 살아보고 싶은 산촌마을’이라는 목표로 7년 전부터 산촌체험마을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이 마을 역시도 젊은 사람이 없어 진행이 더딘게 아쉽다고 한다.

이장이 계획하고 있는 산촌체험마을은 참나무 자생지를 활용한 참나무숯 굽기 체험과 염소와 닭 사육체험, 그리고 직접 구운 숯으로 염소고기와 닭고기를 구워먹는 체험을 비롯해 야생영지, 두릅, 취나물, 고사리, 밤, 산딸기 등의 산나물과 산열매 채취도 체험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장은 마을 양쪽으로 흐르는 계곡에 콘크리트를 발라 물이 머물러있지 못해 가재나 게, 물고기 등이 살지 못하는 환경이 되어버린 점을 무척 아쉬워하며 체험마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연그대로의 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계곡바닥까지의 높이가 어른 키 이상으로 높은데다 내려가 봐야 물도 별로 없어 내려갈 수도 내려갈 일도 없는 그런 모습이다. 하지만 아래쪽에는 떠내려 온 돌들이 넓게 퍼져 있어 돌담 쌓기 체험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마을 입장에서 이보다 중요한 숙원사업은 마을회관으로 바로 통하는 마을진입로의 다리를 반듯하게 일직선으로 넓혀 큰 차량들도 마을회관으로 진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연죽마을 이장의 선진의식

   

임남택 이장의 미래를 보는 안목은 놀랍기만 하다. 마을이장은 현 상태대로라면 10년 뒤에는 대부분 고령인구만 남아있을 것이라며 마을회관을 노인복지시설처럼 만들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마을어르신들 모두가 마을회관에서 공동생활하면 외롭지도 않고 에너지 절약측면에서도 효율적이라고 한다. 독거노인들이 각 가정에서 난방을 사용하지 않고, 마을회관에서 함께 사용한다면 정말로 이보다 나은 저탄소녹색성장은 없을 것 같다.

실제로 연죽마을은 옛날 마을회관을 복지회관으로 뜯어고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친절한 마을주민과 자랑거리

취재차 오가다 마을에 대해 느낀 건 마을 주민들 모두가 마을을 아끼고 사랑하며 외부인에게 친절과 미소를 행한다는 점이다. 낯선 사람에게도 먼저 웃으며 인사하니 마을의 형세만 연꽃이 아니라 마치 연꽃 같은 마음속으로 초대받은 마냥 평온해진다. 연죽마을 주민들을 통해 느낀 건 관광객을 마을로 이끄는 건 즐길거리가 아니라 머물고 싶도록 만드는 마음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연죽마을에 즐길거리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연죽마을에서는 지난해 정비를 완료한 등산로를 표지판을 따라 즐길 수도 있고, 마을 초입에 자리하고 있는 정자나무 그늘과 금산의 물보다 더 맛있다는 연죽의 맑은 물을 즐길 수도 있다. 실제로 군내 각지에서 소문듣고 찾아와 물을 담아가는 사람이 많다.

   
또 마을 위쪽에 회정 임병한 선생의 위패를 봉안한 사당이 있다. 회정선생은 성리학을 배운 뒤 귀향해 후학을 양성한 분으로 많은 유고문집을 남겼는데 현재 3권만 남아있다. 그 중 한 권에 연죽마을을 노래한 ‘내 고향 연호8경’이라는 한시를 소개해본다.

              상봉에는 노을이 내리고 
              연죽사 절골에는 종소리 들리네
              폭포수는 바위를 치는데
              연대서는 신선이 피리를 부네
              뒤 용산에서는 고사리 캐고
              황로봉에는 자주빛 연기 자욱한데
              말티곳 노인들은 
              부엉바위에서 초가를 부르네


   

 

                                               연죽마을에서 전원생활 즐기는
최성도(61) · 조용숙(51) 씨 부부
   

연죽마을의 매력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자리잡고 생활하는 부부가 있다. 그 주인공은 최성도(61)·조용숙(51) 부부다.

최성도 씨는 목회자로 활동하다가 은퇴하고 연죽마을에서 부인과 함께 텃밭을 가꾸며 일주일에 한번 부산에서 강의를 하는 생활을 즐기고 있다.

이 부부가 연죽에 터전을 잡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건 평소 전원생활을 꿈꾸고 있었기도 했지만 여행을 통해 남해의 풍광에 반한 것이 주된 이유다. 이후 살 곳을 알아보다 산이냐 바다냐의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다 산을 선택한 것이 연죽마을에 뿌리를 내렸다고 한다.

어차피 연죽에서는 스포츠파크도 바다도 읍내도 자동차로 5분 이내에 갈 수 있어 굳이 바다가 보이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고, 연죽마을은 큰 도로가 없어 조용한 것도 장점이라고 한다.

연죽마을에서 생활한지도 다음 달이면 만2년째인데 공기며 물이며 민심까지 다 좋다고 한다.

이 부부네 집 마당에는 10종류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고, 집 앞에 있는 텃밭에서는 약 40여가지의 채소와 과일을 재배하고 있다.

   

참외, 수박, 땅콩, 아욱, 야콘에 브로콜리, 커리플라워 등 익숙한 이름과 생소한 이름의 채소와 과일들 전부 무공해로 재배한다.

쌀도 직접 재배하는지 물으니 그건 마을에서 사 먹는다며 그 대신 우리밀을 재배해보고 싶다고 했다. 또 블루베리도 한그루 심어보고 싶고, 남해산 아스파라거스도 향이 좋아 탐난다고 했다.

이 부부의 집 마당에는 각종 채소가 썰어진 채로 건어물과 구역이 나눠 건조되고 있었는데 채소는 겨울에 먹기 위한 것이고, 멸치와 다시마, 새우, 홍합 등의 건어물은 말려서 분쇄하면 천연조미료가 된다고 한다.

나도 전원생활을 한다면 이분들과 이웃하면서 한수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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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3 10:4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