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보물섬 낙지’잡이 선원들의 고단한 하루와 희망

강진만 청정해역에서 건져올린 싱싱한 낙지

강진만 청정해역에서 건져올린 싱싱한 낙지

 

 매일 오후 4시경이면 남해의 단항 후인동 선착장은 출항하는 배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바로 ‘보물섬 낙지’를 잡기 위해서다.


 초겨울부터 늦봄까지 잡히는 낙지는 특히 추운 겨울 상당한 소득원이라 이맘때 강진만에서 조업활동을 펼치는 어업인들에게는 꽤나 인기다. ‘보물섬 낙지’라는 말은 누가 언제부터 부르기 시작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청정해역 강진만에서 낙지조업을 하는 어민들에게 ‘보물섬’이라는 수식어는 이미 하나의 브랜드가 돼버렸다.


 15일 오후 4시 선착장을 출발한 해정호(선장 박광훈)는 바다 위를 15분정도 달려 창선-삼천포 연륙교가 보이는 강진만 해역에 도착한다. 구름이 많은 흐린 날씨가 조업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이 잔잔한 바람만 가끔 불어 겨울철 낙지잡이에는 상당히 좋은 조건이다.


 강진만 해역에 도착하자 어느덧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한 약 30여척의 배들이 주낙을 내릴 곳에 자리 잡기 시작한다.


 해정호의 선원들은 지난밤에 잡은 낙지와 주꾸미를 넣고 끓인 라면으로 배를 채우며 조업이 시작되기 전까지 서로의 안부를 묻고 걱정거리와 미래희망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 놓는다.


 단항마을에서 가장 젊은 선장인 박광훈 씨는 낙지잡이로 돈을 모아 꼬막어장을 갖는 것이 꿈이다. 박 씨는 “이미 태어난 아이 둘이 별 탈 없이 쑥쑥 크고 있고 엄마의 배속에는 또 다른 생명이 자라나고 있다”고 말하며 미래의 꿈과 가족 얘기에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해정호는 오후 5시 20분경이 되자 준비해온 주낙을 내리고 본격적인 조업활동을 시작한다. 바쁜 조업활동을 지체 없이 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손발이 맞는 동료가 중요하다. 그래서인지 낙지잡이는 주로 부부나 가족단위로 2~3명 정도가 함께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


 조업은 보통 오후 5시경에 시작해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이어지는데, 조업이 일단 시작되면 정신없이 바쁜 작업으로 선원들은 주린 배를 채울 시간도 없다.


 낙지잡이에는 대개 통발이나 주낙을 이용한다. 통발은 주로 봄철에 많이 사용되고 지금은 약 700여 미터의 낚싯줄에 500여개의 낚시가 달려있는 주낙을 이용한다. 미끼는 살아있는 작은 게를 이용한다.


 해정호의 선원들은 내려놓은 주낙줄을 약 10여분 후 올려 낚인 낙지를 떼어내고 다시 주낙줄을 바다에 담가 각도를 조금씩 틀어 내려놓는다. 이러한 작업을 11시간정도 반복하면 약 200여 마리의 낙지를 잡을 수 있다.


 낙지는 한 마리당 보통 3,000원에서 3,500원 정도에 거래되는데 작년보다는 벌이가 괜찮은 편이다. 잡은 낙지는 뭍에 가져가면 박 선장의 아내가 경매장으로 가져가 판매한다고 한다.


 새벽 4시 30분경이 되자 해정호는 고단한 바닷일을 마무리하고 배안에 가득 실은 낙지와 함께 후인동선착장으로 뱃머리를 돌린다. 선원들은 밤새 계속된 작업으로 비록 몸은 지쳐있지만, 육지에서 기다리는 가족과 따뜻한 보금자리에서의 단잠을 생각하며 미소를 짓는다.




2012-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