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설화,민담

달구산

작성일
2010-07-06
이름
관리자
조회 :
788
지금의 남해군 남해읍에서 남동쪽으로 큰 길을 따라 약 4㎞쯤 가면 뽀족한 산이 버티고 서
있다. 아주 먼 옛날 그 산 밑에 늙은 부부가 살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마음씨가 좋지 못하고
욕심쟁이였으며 제 잘못을 뉘우칠 줄 모르는 사람이었고, 할머니는 마음씨가 착하며 진실하
고 상냥한 사람이었다.
어느 날 잠겨진 사립문 밖에서 스님 한 사람이 시주를 위하여 염불을 외우며 문을 두드리
니 주인이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스님은 이런 부잣집에서 시주를 안 받고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다시 문을 두드리니 이번에는 시주할 것이 없다고 가라고 하였다.
그래도 스님은 돌아갈 줄 모르고 염불을 외우며 시주해 주기를 기다렸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818 남해군지
안 되겠는지 소의 똥을 자루에 싸서 스님에게 주었다. 그러나 할머니는 스님에게 박대하는 할
아버지 몰래 곡식을 가지고 스님이 떠나간 뒤를 따라가“스님 이것을 가지고 가세요”라고 하
면서 우리 영감은 천성이 고약해서 그러니 좋은 마음으로 돌아가라고 부탁하였다.
그러자 스님은 할머니에게“며칠 뒤에 당신 집 마당 한가운데서 물이 솟아날 것이오, 그러
면 당신은 몸을 뒷산으로 피하십시오. 그러나 이 말을 아무에게도 하지 말고 산 위로 올라가
면서 뒤를 돌아보지 마시오. 만약에 남에게 얘기한다든가 뒷산으로 올라가면서 뒤를 돌아보
면 큰일이 날 것이오” 하고 말하고 어디론가 떠나 버렸다.
할머니는 닭을 좋아하였다. 뒷산 기슭에 닭 모양을 한 바위가 있는데 한가할 때면 그곳에
서 바위를 어루만지며 즐기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스님이 말 한대로 마당 한가운데
서 물이 펑펑 쏟아져 나왔다. 할머니는 당황하여 아무것도 생각할 여지가 없이 뒷산으로 황
급히 뛰어갔다. 한참 가다가 산의 중간쯤 자기가 좋아하던 닭 모양의 바위 앞에 도착해 그만
자기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그러자 할머니는 그 바위 앞에서“악”하는 소리와 함
께 바위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 후 사람들은 할머니가 좋아하는 닭 모양의 바위 앞에서 돌이 되었다 하여 닭산이라 부
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말이 변하여 달구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