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빚어낸 모든 것을 우리가 미처 만나지 못한 다양한 예술과 함께 만날 수 있는 곳!
그곳에 가면 마치 바람이 물어오는 듯하다.
치열했던 여름밤의 추억을 홀로 천천히 돌아가는 바람개비에 실려 보내는 것 같은 외딴곳의 미술관 하나, 내산저수지를 벗 삼은 바람흔적미술관이다.
바람이 빚어낸 모든 것을 우리가 미처 만나지 못한 다양한 예술과 함께 만날 수 있는 이곳,
바람흔적미술관은 낭만적인 이름만큼이나 미술관을 둘러싼 그 모든 돌 하나, 나무 하나, 오솔길 하나 곱지 않은 게 없어
한 번도 와 보지 않은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한 번 오고 다시 찾지 않기는 어려운 곳이다.
바람을 주제로 키다리 아저씨보다 더 큰 키의 바람개비를 세운 설치미술가 최영호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경남 합천군에 1호를 만든 최영호 작가가 이후 남해군 삼동면에 2호를 만들었다.
평면 공간, 입체 공간, 조각공원으로 구성된 바람흔적미술관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이다.
놀랍게도 무인으로 운영되며 입장료와 대관료가 무료다. 누구나 자유롭게 대관하여 전시회를 열 수 있는 곳이며, 전시되고 있는 작품의 구입을 원할 경우 전시실에 적혀 있는 작가의 연락처를 통해 직접 거래를 하면 된다.
바람 부는 날 일제히 돌아가는 바람개비들은 주변 자연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전시 관람도 매력 있지만 자연 한가운데 툭 놓인 미술관과 그 주변 풍경이 좋아서 그 이름처럼 바람이 머문 흔적을 느끼러 오는 관람객이 상당하다.
풍차를 떠오르게 하는 큰 바람개비 아래로 유유히 흐르는 호수 같은 물결과 온통 초록한 연둣빛 잔디밭도 곱지만 미술관에 당도하기 직전 만나는 풍파에 깎인 거친 바윗돌과 대나무, 작은 골짜기가 정겹다.
자연을 만끽하고 들어선 미술관 안에는 수제 공방에서 손수 만든 가죽제품과 바람흔적미술관이 그려진 에코백 등 기념과 추억이 될만한 제품을 살 수 있는 코너가 있으며, 그리운 마음 꾹꾹 눌러 담아 보낼 수 있도록
엽서 쓰는 코너도 마련돼 있다.
전시실은 1, 2로 공간이 분리돼 있으며 매달 새로운 전시가 기획돼 새로운 작가를 초청하므로 갈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받는다.
바람흔적미술관은 달리 입장료를 받지 않기에 대다수의 여행자들은 자유로이 감상하고 난 이후 미술관 안 카페에서 맛있는 ‘홉 슈크림빵’과 음료 구입 등의 작은 소비로 고마움을 표현하곤 한다.
호수 같은 풍경이 손짓하는 그곳에서 우리는 자기 안의 숨은 예술가를 만나고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