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여행의 끝에서 마음 상한 일
- 작성일
- 2004-11-08 11:57:00
- 작성자
-
류○○
- 조회수 :
- 2510
주말에, 남해군청 홈피에 신청해서 받은 관광안내책자를 들고 1박 2일 남해여행에 나섰다. 미조항의 한 펜션에 짐을 풀고 공주식당에서 갈치회로 저녁을 먹었다. 이름난 집 답게 갈치회가 참 맛있었다. 특히 우리 부부 밥 먹으라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일 저지르고 다니는 아들녀석을 잠시 봐 주시기도 하시는 아주머니가 참 고마웠다.
아침에 미조항 입구 언덕 위에서 해돋이를 보고 숙소에 돌아와 아침을 해 먹은 뒤 10시에 출발하는 유람선을 타러 상주에 갔지만 손님이 없어서 출항하지 못하고 1시를 기약하고 코스를 수정했다. 용문사를 들렀다가 가천 다랭이 마을로 갔다. 날씨도 좋고 해안도로에 보는 바다 풍경은 필설로 다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1시에 유람선을 타러 상주로 다시 갔다. 빠듯한 시간 때문에 점심을 미처 못 먹고 탔기 때문에 유람선에서 내려 세 시가 넘어 점심을 먹으러 갔다.
상주에서 점심식사를 할 예정이 아니었기 때문에 조사해 놓은 것이 없어 그냥 남해군청 홍보자료에 나와있는 상주바다 횟집에 들어갔다. 유람선에서 빵이며 과자 따위들로 허기는 달랜 터라 푸짐하게는 먹을 작정이 아니었다. 그래서 매운탕 하나에 밥을 시켰는데 처음부터 매우 눈치가 좋지 않았다. 주문한지 30분이 지나도록 입맛 다실 것 하나 없이 기다렸다. 도저히 지루하고 배고파서 견딜 수가 없어서 그냥 밑반찬과 밥 한 그릇만 달라고 하니 그제서야 한 상 툭 던져놓고 가는데 이미 기분이 상한 우리는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국물에 밥 한 그릇 후딱 먹고 일어났다. 신을 신고 요금을 치르려는데 주인이 후다닥 나오더니 무슨 무전취식 하려는 것을 잡았다는 태도로 '이만원이예욧' 하는 것이다. 남편과 나는 너무나 어이가 없어서 아무 대꾸를 하지 못했다. 그 성의없는 밥 한 그릇을 둘이 이만원 주고 먹은 것도 억울한데 이건 무슨 대우란 말인가.
다시 군청 홈피에 찾아보니 다시 찾고싶다고들 하십니다...손님을 귀하게 모시고 어쩌고...씌어 있었다. 아마도 이만원짜리 손님이라 그런 푸대접을 받은 것 같다. 여행 잘 하고서 기분 다 잡쳤다. 군청에서 안내하는 좋은 식당 명단에서 꼭 좀 빼주셨으면 한다. 이 집. 상주바다횟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