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내용
구도는 커다란 암산을 배경으로 한 그루의 노송 앞에 독성을 배치한 구도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화면을 가득 채운 암산과 그 앞으로 노송 한 그루, 해와 새, 계곡의 물줄기 그리고 한 편에는 아름다운 꽃과 운무를 적절하게 배치하여 환상적인 심산유곡을 표현하였다. 암산에서 이어진 평평한 암반 위에 독성은 양다리를 옆으로 벌려 앉아서 경상 위의 책과 향로를 옆으로 밀어둔 채 깊은 사색을 즐기며 편안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그려둔 것이다.
오른팔은 바닥을 짚어 몸을 지탱하고, 왼팔은 손목에다 두 줄의 단주와 함께 손에도 다시 굵고 목리문이 그려진 단주를 쥐고 있다. 그 모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수노인(壽老人)처럼 불룩한머리는 붉은 색을 발라 선염하고, 얼굴 및 피부색은 엷은 갈색을 펴 바르고 붉은 선으로 윤곽을 그렸으며, 이마 주변, 안와선, 턱 아래 등에 부분적으로 피부색과 같은 색으로 약하게 음영을 주었다.
늘어진 흰 눈썹과 턱아래 수염은 흰색으로 그리고, 반달모양의 눈은 먹선으로 상금선을 긋고, 하금선 눈꼬리에 끝만을 살짝 표현하였으며, 동공은 갈색을 칠하고 먹선으로 윤곽을 그렸다. 독성은 상체를 드러낸 채 가장자리를 검은색으로 댄 붉은 가사를 몸에 두르고 있다. 붉은 가사 위에는 초문을 그린 원권문이 장식되어 있고, 가사의 옷주름은 먹선으로 그려 넣었다.
독성 뒤의 산수는 양록으로 칠하고 먹선으로 산의 준을 표현하고 그 위에 흰태점을 올려 장식적인 효과를 더하였다.
독성의 좌측에 솟은 노송은 둥글게 아치를 이루면서 머리 위로 휘어졌는데, 그 노송에 갈색을 칠하고 그 위에 붉은 색 먹선을 한 번 돌린 태점을 그려 넣어 나무의 질감을 살렸다. 부채꼴 모양의 솔잎, 붉은 해 아래 청조와 노송 가지를 휘감은 운무, 떨어지는 폭포 등은 19세기 이후 민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며, 산수의 표현이 좋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