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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발견하지 못한 보물들

작성일
2022-04-28 01:12:40
작성자
김○○
조회수 :
202
  • 관음포이순신유적 시문비에서.jpg(2.0 MB)
  • 다랑이마을에서.jpg(2.5 MB)
  • 독일마을에서.jpg(1.8 MB)
  • 보물섬전망대 스카이워크에서.jpg(3.0 MB)
  • 향촌마을 선상낚시.jpg(1.8 MB)

관음포충무공전물유적 시문비에서

관음포충무공전물유적 시문비에서

< Prologue >

    우리 부부는 결혼 이후 일주일간 남부 해안지역을 신혼여행지로 이동하면서 2박 3일간의 찰나와도 같은 시간을 남해에서 보냈다.
    이전까지 남해 여행 경험이 전혀 없는 우리는 아득한 즐거움이 주는 두근거림과 남해군청이 선사하는 프로젝트의 묘미를 만끽할 생각에 출발 전부터 행복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미리 전달받은 여행책자를 보면서 서로 가고 싶은 곳을 이야기하고 무엇을 할지 각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남해와 조금씩 교감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남해 섬 곳곳에 깊게 아로 새겨진 선조들의 발자취와 현재의 다채로운 분위기도 인생 2막의 여정을 시작할 우리에게 또 다른 설렘 포인트였다. 미래를 준비할 우리가 어떤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을지 보다 입체적인 시각에서 ‘보물섬 남해’는 노량대교 너머에서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 Scene 1  : 남해의 첫 인상과 지역화폐 '화전' >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는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저녁 노을이 붉게 깔린 남해 섬의 고즈넉한 들판을 보니 정지용 시인의 어느 시구가 저절로 연상되었다. 숙소로 향하는 도로 좌우를 감싸는 초록의 향기가 봄내음을 물씬 풍기면서 남해의 첫인상을 강렬하게 던져주었다. 남해 초입부터 기분이 좋아지면서 이번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샘솟았다.
    우리는 남해 여행을 하는 내내 지역화폐 ‘화전(花錢)’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평상시에는 지역화폐를 잘 사용하지 않았지만 읍내 마트에서 먹을거리를 사던 중 점원 분께서 ‘화전’을 알려주셨고 덕분에 꽤나 많은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남해군에서 10%를 지원해 주는데다 사용할 수 있는 장소도 음식점ㆍ카페ㆍ편의점ㆍ기념품 가게 및 관광시설 등 다양할 뿐만 아니라 금액도 충분해 활용가치가 크다. 지역화폐를 현명하게 활용한다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 Scene 2 : 남해 100배 즐기기 >

    남해는 도시인이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다양한 액티비티 활동이 어우러진 지역이다. 미리 받은 안내책자에 소개된 선상낚시 체험에 꽂힌 우리는 사전에 연락을 취하고 항구로 이동했다. 아침 일찍 도착한 부두에는 우리 외에도 두 사람이 체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배를 타고 20분을 달려 바다로 나갔다. 낚시가 생전 처음인 우리는 선장님에게 간단하게 방법을 배워 본격적인 낚시를 시작했다. 미끼를 끼우는 일도, 낚싯줄을 회수하는 일도 모든 것이 서툴고 어려웠지만, 주위 분들이 조금씩 알려주고 도와주시는 덕분에 꽤나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었다. 흔하게 잡히는 볼락 외에 복어도 잡았는데 도시에서는 감히 접하지 못할 신기한 경험이었다.
    다음으로 ‘보물섬 전망대’의 스카이워크는 푸르른 남해 바다를 360도 돌면서 바닷바람을 마주할 수 있는 스릴 넘치는 장소이다. 레일에 줄을 매달고 이동하면서 난간에 기대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곤 하는데 우리가 갔던 날은 바람이 심해 원하는 포즈를 맘껏 취할 수 없었다. 낭떠러지 끝에서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두 번 다시 마주하고 싶진 않을 만큼 소름 돋는 체험이었다.
    삼동면의 지족해협은 바다가 드나드는 수로의 폭이 좁아 어로를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이곳에는 대나무를 촘촘하게 세운 그물로 물고기를 잡는 ‘죽방렴(竹防簾)’이 있다. 그중에 멸치가 많이 잡혀 인근에는 ‘멸치쌈밥 거리’가 있다. 멸치쌈밥은 멸치 특유의 비릿한 향을 매콤한 양념이 잡아주어 고소한 맛을 내는 남해의 대표 음식이다. 한 그릇을 게 눈 감추듯 비우고 바로 앞에 ‘죽방렴’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올라갔다. 좁은 수로에 물고기가 몰릴 것을 예상하고 부채꼴 방식으로 몰아 잡듯이 조성한 구조가 선조들의 지혜를 엿보기에는 더할 나위 없었다.


< Scene 3 : 역사와 함께하는 전통의 고장 >

     하동에서 남해로 넘어간 5분 거리에 ‘이순신 순국공원’이 나타난다. 이순신 장군이 노량해전에서 전사하고 처음으로 유해가 도착한 곳이 이 곳 관음포이다. 520여 년전 역사의 현장을 두 발로 두 눈으로 마주하고 있자니 온몸에 전율이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유허지 입구에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마라(戰方急 愼勿言我死)’는 결의 넘치는 비문은 죽음 앞에 초연했던 충무공의 순국정신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유허지 안쪽 사당을 지나 산길을 조금 걷게 되면 노량해전이 전개되었던 남해 앞바다가 들여다보이는 첨망대가 나타난다. 우리는 이곳에서 잠깐의 묵념을 했고 산길을 내려오는 동안 서로 말없이 깊은 생각에 잠겼다.
    순국공원에서 읍내를 거쳐 이동한 곳은 ‘유배 문학관’이다. 서포 김만중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거쳐간 남해 지역은 유배 문학의 가치를 박물 전시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 단순히 지방으로 쫓겨나는 정도를 넘어 한 사람의 인생이 마무리될 수 있는 유배는 선조들의 고충과 고난을 그대로 담고 있다. 처자식을 생각하는 가장으로서의 삶과 권세에 순응하지 않고 신념과 지조를 지킨 선비의 삶에서 선조들이 고민했던 것이 무엇이었는가. 그러한 어려움을 유배된 사람들은 문학작품으로 승화하고자 하였다. 현재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바라보는 삶의 자세를 이미 그들은 알고 현재의 불우한 처지를 극복하려 하였다.


< Epilogue >
  
    모두가 가는 명소나 카페를 우리 부부도 물론 찾았지만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는 우리만이 겪었던 남해의 특별한 향기를 전달해 주고 싶었다. 알려지거나 드러난 보물만이 아닌 아직도 숨겨져 있고 발굴되지 않은 보물이 남해에는 양파처럼 겹겹들이 남아있을 것이다. 그것을 찾아내는 것은 여행하는 바로 여러분들의 몫이 될 것이고, 그 재미를 찾아내는 것도 여러분들의 역량에 달려있다. 우리는 충무공과 서포의 삶이 깃든 남해에서 신혼부부로서의 우리 모습을 그려보고자 하였다. 어떠한 고난과 역경이 닥치더라도 상황에 초연하고 의연히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사람이 살면서 부닥치고 다투고 상처를 받으면서 어른이 되어가겠지만, 감정에 휘둘려 본의 아닌 말과 행동이 나오는 삶은 지양하고 싶다. 아마 충무공이 자신의 죽음 앞에 전쟁의 위급함을 걱정했던 것도, 서포가 어머니를 생각하며 자신의 처지를 잠시 잊었던 것도 모두 상황을 초연한 자세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역사에서 배우는 미래의 우리 모습. 남해는 우리에게 휴식의 공간이자 체험의 현장이었으며, 부부로서의 약속을 다짐하는 장소였다. 아무쪼록 남해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도와주었던 서로에게 감사를 전하며 남해군청의 관계자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남해 여행을 계획하는 많은 신혼부부들이 남해에서 휴양 이상의 것들을 찾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담당부서 :
관광진흥과 관광정책팀( 055-860-8601)
최종수정일 :
2022.09.29 17: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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