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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고 싶은 김만중 문학상

작성일
2012-11-05
이름
양진영
조회 :
209
안녕하세요. 이번에 제3회 김만중 문학상에 수상자로 참석했는데 다른 행사에 비해 인상적이어서 후기를 올립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가 250여개 남짓인데 1억 원 상당의 상금으로 문학제를 여는 곳이 제주도와 남해군인 듯합니다. 훨씬 큰 서울, 부산, 인천 등도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해서 이렇게 큰 문학 잔치를 개최하지 않습니다(이것은 제가 아는 지식이고 실제는 다를 수 있습니다). 남해군과 비슷한 하동군의 토지문학제, 경주시의 신라문학대상, 진주시의 가을문예대전이 1 - 3천만원 정도의 상금을 수여합니다. 규모가 큰 문학상은 중앙, 조선, 세계일보 등 전국 규모의 신문사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작가는 금전을 위해 글을 써도 안되고 문학상의 권위가 상금 액수에 따라 정해지는 것도 부당합니다. 그러나 경제를 한 축으로 하는 현실에서 저비용으로 우수한 문학인을 모은다는 생각도 치기스럽습니다. 이런 현실을 알고 큰 비용을 들여 문학상을 제정한 남해군의 결정은 옳다고 봅니다.

문학제 대신에 먹거리 축제를 열고 도로를 포장하면 지역 주민에게 약간의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효과는 남해군민 몇 백 명에게 알려질 뿐입니다. 반면 문학상을 만들면 5만 - 10만에 이르는 전국의 문예 지망생들이 남해를 알게 됩니다. 저와 함께 갔던 지인 열 명 중에서도 일곱 분이 남해도가 처음이었습니다.

행사도 아주 돋보였습니다. 특히 다른 문학상에 비해 이벤트와 초청자들이 다양해 놀랐습니다. 겉으로 식을 치르기 보다 문학제 이름을 널리 알리려는, 군청 문화예술팀 공무원과 유배문학관 직원들의 의지가 분명해 보였습니다.

저는 이번에 받은 상금의 10 - 20% 정도를 되돌려 드리고자 지인들과 함께 1박2일로 남해도를 여행했습니다. 선소리 횟집에서는 미역국과 복지리탕이 네 사발이나 덤이었고 미조항의 멸치 도매상은 비싼 것을 곁에 두고 저렴한 건어물을 권하여 어리둥절했습니다. 지족리 장어구이집 주인은 두세 시간씩 머물렀는데 눈총을 주지 않았고 원예촌 매표인은 일행 중 노인에게 쉬이 걷는 길을 안내했습니다. 대립적이고, 개체적이고, 이익추구적인 서울에서 반평생을 살아 온 저에게 남해도는 사람이 사는 곳 같았습니다. 인정과, 배려와, 공생이 살아 숨 쉬는 땅이었습니다. 자연이 아름다워 보물섬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다워 보물섬이었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제일의 여행지로 남해를 선뜻 추천할 수 있을 듯합니다.

저는 작가 준비 중으로 대상을 비판적으로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데 남해군의 문학제는 단점보다 장점이 도드라졌습니다. 제3회 김만중 문학상을 마련한 남해군청과 유배문학관 직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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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4-05-13 22: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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