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논바닥
- 작성일
- 2012-11-18
- 이름
-
하석태
- 조회 :
- 382
커다란 김밥 둘둘 말아
하얀 비닐 칭칭 싸매 놓은 논바닥
저 둥그런 가을의 주검이 널려진
지푸라기 하나 남김 없는 땅에서
밀레의 그림 이삭 줍는 여인들을 생각한다
몇 개의 알곡을 그리며 먼 하늘 날아온 참새
아무리 헤매도 먹을 것 없어 쓸쓸히 돌아가네
어릴적 제사 기다리다 새벽에 잠깬 기분으로
되돌아가는 가난한 참새떼
요즘의 내고향 남해 들판모습
랩 베일 사일리지* 미라가 있는 풍경화
순례자의 모습으로 그려졌네 이그림
몇톨의 알곡을 실수처럼 남겨 둔
아버지들의 이삭 줍는 세여인
랩 베일 사일리지 : 하얀 또는 검정 비닐로 밀봉한 가축의 겨울 먹이용
볏짚더미을 뜻함.
한때 풍요로 가득했던 이땅에서
숨 쉬기 차단된 이삭 몇 알들
다시 그림 속 여자의 손에 들려져 있다네..